일기

부리부리 브리즈번+골드코스트 일기(2)

sean×͜× 2025. 3. 24. 10:56

개강하고 현생 사느라 바빠서 뒤늦게 쓰게 된 브리즈번 일기 2탄ㅠㅠ
다들 어떻게 지냈어?
난 오티 주간인데도 과제가 많았기에 여유 없이 바쁘게 지냈었어
학교 생활에 적응하고 나면 시간을 잘 나누어서 여가 시간을 만들려고
너희도 몸, 마음 다 잘 챙기면서 살아라이~?


2/8
5일부터 7일까지는 브리즈번과 친밀감을 쌓아가는 단계였고, 8일부터 11일까지는 브리즈번에 애정이 생기던 단계였어
물론 초반부도 아주 재미있고 즐거웠지만 중반부부터 본격적으로 브리즈번 생활에 익숙해졌었거든
옷을 입을 때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화장을 하지 않아도 별 생각 하지 않게 되는 뭐 그런^.^
뭐 한국에서도 그렇게 살 순 있겠지만 한국에서 가슴 파인 옷+반바지 차림으로 돌아다닌다면.. 무수한 시선을 받을 테니까;
아무튼 8일엔 호주에 오면 하고 싶던 것들(feat.내 버킷리스트)을 많이 했는데 바로 적어볼게
 
우선. 8일엔 수비와 함께 여유롭게 쿨쿨슨을 한 뒤에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어
이때가 화장이 제일 잘 됐어서 사진을 가장 많이 찍은 날이야ㅠ 다시 봐도 이때 사진 너무 좋아~!!

그리고.. 수비가 이때 내 추천으로(예. 자랑하는 거 맞습니다.) 누드립(사실 내 립)을 발라봤는데 너무 예쁜 거야~!!~!!~!!
진짜 완전 내 취향 저격. 앞머리도 내려 보라니까 바로 내려서 고데기로 뿅 말아주는데 와 진심 공주 접신한 줄
우린 서로가 취향이었어서 아주 즐거웠어..^.^
 
그렇게 화장을 마치고 브런치를 먹으러 시티에 갔어
버스 타러 걸어가는데 날씨가 너무 화창한 데다 많이 덥지도 않고 딱 좋더라. 우리 어쩌면 날씨 요정일지도? 이런 발언.

카페에 도착한 뒤 수비는 고추장 머시기 우동을, 나는 에그 베네딕트를 시켰는데 살짝 매콤한 요리들이었어서 그런지 전의 브런치보단 많이 먹히더라ㅋㅋㅋ 역시 한국인 입맛. 음료도 시켰는데 내 스무디는 많이 남아서 들고 다니면서 마셨어. 첨가물 없이 과일만 갈아서 만든 스무디인 것 같았는데 상큼하고 좋더라~

그리고 실은 원래 브런치를 먹고 바로 Lone Pine Koala Sanctuary에 갈 계획이었거든?
근데 카페에 가는 길에 타이타닉 전시회가 열려 있던 걸 본 거야! 큰조씨 엉니 인스타를 보다가 알게 돼서 너무 가 고 싶었던!! 한국에서 찾아봤을 땐 닫혀 있다길래 포기했었는데 두 눈으로 열려 있는 걸 보게 될 줄은..
그렇게 우리는 배를 채우고 바로 타이타닉 전시회에 갔어

들어가서 실제 타이타닉의 역사와 관련 인물들, 침몰 원인과 실제 타이타닉을 본떠 만든 모형 등을 봤는데, 생각보다 더 엄숙한 분위기에 굉장히 집중되더라. 그 중 모형을 본 게 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 작은 배 모형에 방 안에 있는 물품들까지 재현해 놓은 게 너무 섬세하고 재미있었어

그리고 타이타닉의 객실 요금도 무척 놀라웠다?
이층침대 두 개 놓은 게 다인 3등석 객실 티켓 한 장의 값이 그 당시 뉴욕의 괜찮은 아파트에서 한 달 이상 머물 수 있는 금액과 맞먹었다니... 왜 타이타닉이 그렇게 유명했는지 알겠더라고
객실들을 구현해 놓은 것도 봤는데, 우리 눈엔 1등석과 2등석 객실이 그렇게 달라 보이진 않았어. 오히려 2등석이 더 좋아 보였던 것 같기도?

갈색 방이 1등석, 흰색 방이 2등석

 그 후엔 타이타닉이 부딪혔던 빙산을 재현해 놓은 얼음 덩어리를 만져봤는데..

와 진짜 엄청 차갑더라
계속 손을 대고 있으니까 따갑다고 느껴질 정도로..!
저런 게 들어 있던 바닷물이 얼마나 차가웠을지 짐작도 안 갔어. 왜 승객들이 저체온증으로 세상을 떴는지 조금은 알겠더라고..


 
타이타닉 전시회를 보고 난 뒤엔 코알라를 보러 가기 위해 우버를 탔어
근데 우버를 타기 전에 잠깐 기념품 샵에 들렀거든? 거기서 내가 약간 대쉬 아닌 대쉬를 받았었는데ㅋㅋㅋ 그 멘트가 너무 구려서 수비가 겁나 분노했었어ㅋㅋㅋㅋㅋㅋ
기념품을 보고 있는데 한국인 남자 두 명이 오더니 인사하면서 말을 거는거야. 나는 인간 남자를 안 좋아하니까(except him) 인사만 대충 하고 기념품을 봤고 내 대신 파워 E 인간인 수비가 스몰톡을 했는데, 그 사람들이 안 가고 '한국인을 오랜만에 봐서요~' 하믄서 기억도 잘 안 나는 말을 자꾸 걸었어

근데 우리 그 전부터 한국인 겁내 많이 봤었거든¿
적으면 한 팀 많으면 3~4팀 정도로(lol) 꽤 자주 봤었단 말야ㅋㅋㅋㅋㅋㅋㅋ
대쉬하려거든 당당하게 하지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면서 하려 하냐고 수비가 엄청 어이없어 하더라고ㅋㅋㅋㅋ
그리고 우버 타는 내내 그 얘기하면서 킹받아 하심(그리고 깔깔 웃는 나)

논문 써도 될 듯. 남성의 비적극적인 대쉬에 대한 고찰과 비판.

우린 그렇게 포장이 덜 된 브리즈번의 도로를 지나며 울렁거림을 느끼다 코알라 생츄어리에 도착했어
근데 웃긴 건 코알라보단 캥거루를 더 많이 봄. 캥거루 생츄어리로 이름 바꿔야 할 듯
그리고 사실 캥거루보다도 도마뱀이랑 숲닭(이름 몰라서 네팔식 이름 직역함)을 더 자주 봄. 도마뱀 생츄어리로..(이하생략)

???:내가 살짝 놀래켜볼게(?)

고갤 돌릴 때마다 날 보고 있는 마뱀이나 퍼질러져 자고 있는 숲닭을 볼 수 있었어. 한국으로 치면 둘기 같은 애들이었달까?
그리고 거기서 한국인 커플을 봐서 수비랑 나랑 응근히. 스토킹 했어 친해지구 싶어서..^^
그분들을 계속 쫓아다녔는데 다른 곳으로 가셔서 포기하고, 우리끼리 돌아다니면서 병아리랑 기니피그도 보구, 어떤 꼬마가 잎사귀 뜯어서 염소한테 주는 것도 보구, 똥밭인 바닥에 물병도 흘리고(...) 그랬어. 마지막 때문에 앵그리션 됐었는데 병아리랑 기니피그가 너무 귀여워서 캄다운했지 뭐야..

카리나 지젤 윈터 닝닝

그리고 호주의 상징인! 캥거루를 보러 갔어
근데 처음으로 본, 혼자 있던 캥거루는 좀 무서웠어서 가까이 갔다가 런쳤고

맹구같이 어 어 하는me

평화롭게 모여있는 거루들에게 가서 걔넬 구경하고 쓰다듬으며 놀았어

캥거루 머리 너무 보드랍더랑.. 쓰다듬어 주니까 눈도 지그시 감고 좋아하는데 너무 순하고 귀여웠어
지금까지 캥거루 하면 근육질의 포악한 동물을 떠올렸는데 생각보다 깜찍한 모습에 너무 매력을 느꼈었어(물론 자면서 똥 싸길래 약간 정떨했지만)
그 다음엔 사람 많은 장소로 이동해서 다른 거루들도 보고, 한국인 커플 분들을 다시 봐서 장실에서 인사도 건넸어ㅋㅋㅋ

인사하는 데 성공해 기쁜 우리

그 후론 악어도 찾아보고(못 찾았지만), 딩고(호주ver. 진돗개), 앵무새, 오리너구리 등등 다른 애들도 많이 본 뒤 다시 시티로 돌아갔어ㅎㅎ

가는 길에 본 길거리 도서관

 
시티에 돌아가선! 드디어!! 고대하던 요치를 먹었어!!! 요치는 한국의 요아정 같은 요거트 아이스크림 브랜드인데, 아이스크림들이 건강하고 칼로리가 낮다고 하더라고~? 물론 나는 토핑을 아주 헤비하게 올려서 그런 것 따윈 상관없었지만^.^
가게에 들어가서 원하는 맛의 아이스크림을 컵이나 콘에 담고, 줄을 서서 원하는 토핑들을 올린 뒤, 무게를 재고 그램 수에 따라 결제를 했어
근처 공원에 가서 요치를 먹었는데 진짜.. 너무 맛있던 거 있지? 칼로리가 낮은데도 아이스크림 맛이 너///무 진한거야~! 근처를 돌아다니는 쓰레기새를 보면서 호로록 먹었는데 아직도 그 맛이 기억난당

싹싹 핥아먹음

요치를 싹싹 먹어치운 후엔 네컷 사진을 찍으러 갔어
내가 네컷 사진 브랜드 중에 하루필름을 제일 좋아하는데, 이때 찍었던 사진 프레임이 하루필름하고 비슷하더라고! 이틀 전에 찍었던 프레임도 예뻤는데 얘가 더 내 취향이라 괜히 더 신나더라ㅋㅋㅋ 물론 찐루필름만큼 예쁘게 나오던 건 아니었기에 수비랑 셀카도 잔뜩 찍었어 ㅎㅎ

호주 버전 하루필름

그리고 이 다음에 재미있던 일이 생겼어ㅋㅋㅋ
사진을 찍고 난 후에 원랜 K포차(ㄹㅇ 이름이 K-Pocha)에 가려고 했는데, 길을 걷다 보니 백종원 아저씨가 보이는 거야?

그리고 두 눈에 들어온 플레이브

식당 이름부터 Born-Ga길래 뭔가 믿음직스러운 거 있지?
그렇게 바로 올라가 봤는데.. 오미나 수비 취향의 Boy가 카운터에 있는거야~!(참고로 수비 취향은 나임. 나같이 생긴 두부들 엄청 조아하는데 그 boy는 내 동족이었음) 들어갔는데 자리가 없다길래 예약을 하고 다시 내려와서 기다리고 있었어. 기다리면서 봤는데 수비가 군침을 너무 싹싹 흘리고 있더라고. 흥분으로 점철됐던 그의 모습..

기회가 되면 번호를 따 보라고 말하던 중 자리가 나서 올라갔고, 자리에 앉은 뒤 순찌와 김찌를 시켰어! 그런데 수비가 한국식 하이볼을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다는 거야. 그 말을 듣고 하이볼 러버인 내가 가게에 있던 하이볼 사진을 검토한 뒤,  한국 하이볼하고 비슷한 듯 해서 하이볼도 2잔 시키자고 했어ㅎㅎㅎ

한국 하이볼의 맛을 보여주마!

잠시 후 먹은 순찌, 김찌의 맛은 환상이었구.. 하이볼도 한국 하이볼이랑 맛이 똑같았어! 수비도 마음에 쏙 들어하더라고! 내가 반쯤 남긴 하이볼까지 먹어치울만큼ㅎㅎㅎ 내 추천픽을 좋아해줘서 진짜 뿌듯하더라. 기뻤어~
 
그런데 여기에서 재미있던 일화가 있었다고 했잖아, 밥을 먹으면서 수비가 계속 주변을 흘끔거리면서 은근히 웃는 거야. 아까 봤던 그 직원을 계속 생각하는 듯해서 내가 '애인 있냐고 물어봐 줄까??'하고 물어봤고ㅋㅋㅋ 수비가 쌍따봉을 날리길래 그때부터 나도 가자미 눈을 뜨고 각을 잡기 시작했어.
잠시 후 수비가 화장실에 가길래 재빨리 카드를 챙겨서 카운터로 갔어. 항상 수비가 사 줬던 게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는데, 내가 결제하려는 걸 알았으면 100% 못하게 막았을 것 같아서 수비 몰래 호다닥 결제했어ㅎㅎㅎ
그리고 마침 카운터에 아까 봤던 두부보이가 있는거야! 결제하면서 자연스럽게 '제 친구가 마음에 들어해서 그런데 혹시 애인 있으세요?'하고 물어봤거든?
그런데 두.보가 그 말을 듣자마자 어색하게+뭔가 미안한 표정으로 웃더라고
그래서 아~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돌아와 태연하게 앉아서 수비를 기다리다가, 수비가 온 후엔 아무렇지 않게 30분 정도 더 떠들다가 일어났어. 나가면서 수비가 결제하려 하길래 어깨를 빠르게 감싸안고 '내가 결제했고 애인 있으시대 빨리 가자' 라고 랩하듯이 말하면서 호다닥 나갔거든?ㅋㅋㅋㅋㅋㅋㅋ 계단 내려가면서 수비가 민망해 죽으려고 하더라. 수비도 번호를 따려 한 게 처음이라 더 민망했나 봐. 그 후로 한 1시간 정도 더 민망해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직도 민망하지. ???:어.) 그래도 우리 둘 다 이런 헌팅? 경험이 처음이었어서 재미있는 일화로 남았어ㅎㅎ
 
본가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난 뒤엔 Eat Street에 가기로 했어. 잇 스트릿은 내가 너무 가고 싶어 했던 곳이었거든! 다양한 음식들을 모아놓고 파는 로컬 마켓 같은 곳이라길래 시장 같은 분위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도착해서 보니까 거대한 컨테이너 전체가 잇 스트릿인 거야! 알고 보니까 시장보단 축제 같은 분위기에 엄청 시끌벅적하고 활발한 곳이었어!! 수비도 처음 와 보는 곳이라 우리 둘 다 얼떨떨하면서도 너무 신나던 거 있지. 그래서 일단 한 바퀴를 돌아보고 딸기 탕후루를 하나 사 먹었어. 먹으면서 돌아다니니까 어떤 외국인 언니들이 너네 그거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기도 했고ㅋㅋㅋ
그러고 나선 헤나를 받았는데(헤나 받기도 내 버킷리스트에 있었거든), 많이 비싸지도 않았던 데다 너무 예쁘고 재미있는 거야

다 받고 나선 양손에 할 걸 하고 후회했어ㅎㅎ 너무 예뻐서ㅠ 헤나는 식물로 만든 천연 염료라 저렇게 바르고 난 뒤엔 30분 동안 건조시켜야 한다 하더라고. 그래서 우리 둘 다 왼손은 봉인해놓고 오른손만 쓰면서 다녔어. (나:네 손 하나 내 손 하나니까 합치면 두 개가 돼. 노프라블럼)
그런데 시간을 보니까 벌써 9시 20분인거야! 잇 스트릿은 10시에 문을 닫는데..!

그래서 그때부터 우리의 푸파가 시작됐어. 일단 ㅈㄴ뛰어서 눈여겨보던 딸기 누텔라 크레이프를 하나 샀지. 마침 옆에서 공연을 하고 있길래 노래를 들으면서 크레이프를 6분컷 하고 다시 졸라 뛰어서 핫도그를 사러 갔어.
단 걸 먹었으면 짠 걸 먹어줘야 하잖아? 근데 핫도그를 더 이상 안 팔고 감튀만 판다는 거야; 그래서 또 다시 rush해서 주변을 둘러봤는데 짭짤한 음식이 없더라구. 그래서 감튀라도 먹자는 생각으로 다시 돌아갔는데 띠용 다시 핫도그를 팔고 있더라고? (당신들은 우리를 소화시켰어;) 암튼 그래도 뭐 원래 먹고 싶어 했으니까 잘 됐지 하는 생각으로 치즈 핫도그를 샀어ㅋㅋㅋ

아니 근데 엄청 크더라고? 우리가 소식가라 그렇게 보인 게 아니라 진짜 사람 팔뚝만했음.. 그래도 음식을 남길 순 없기에 열심히 먹어치웠고, 짠 걸 먹었으면 단 걸 먹어줘야 하잖아?(도르마무) 마침 옆에 젤라또를 팔길래 딸기 딸기 로투스 초콜릿 맛으로 4스쿱 사서 근처 의자에 앉아서 먹었어ㅋㅋㅋㅋ 배불러서 젤라또는 남겼지만.. 아직도 입 안에 로투스 맛이 생생할 정도로 맛있게 먹었어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린 아직도 우리가 ㄹㅈㄷ였다고 생각해. 남들은 일찍 와서 여유롭게 놀면서 이것저것 먹을 때 우리는 1시간도 안 돼서 6가지를 경험했으니까ㅋ (탕후루 헤나 크레이프 핫도그 젤라또에 공연까지..) 영상도 찍었는데 우리 진짜 뿌듯해 보였음
 
오는 길에도 재밌는 일이 있었는데(우린 유튜버를 했어야 하는게 아닐까?) 우버 드라이버가 tmi기계더라고..ㅋㅋㅋㅋㅋ 얼마나 tmi였냐면 그 기사가 그리스 출신이며 이혼한 와이프가 둘 있고 각각 자식이 둘씩 있으며 전와이프끼린 사이가 좋지 않고(당연함;) 가끔 각각 만나서 관계를 가진단 것까지(...)알게 될 정도였달까. 그 사람 분명 E였을거야 말 겁내 많았음
영상도 찍었었는데 영상 하나만 15분이 넘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걍 개웃겼어
집에 도착하고 나선 다시 빡빡 씻고 헤나도 닦아내서 모양을 확인했어

진짜 너무 영롱하고 예쁘더라~! 근데 수비 껀 천연 헤나가 아니라 그런지 좀 달랐어. 처음엔 거의 안 보일 정도로 겁나 연했다가 몇 분 지나니까 갑자기 엄청 진해지더라구? ㅋㅋㅋㅋ 겁내 씨꺼맸어요; (???:이것 뭐예요?) 자연스러운 헤나라면 적당히 진해지다 멈춰야 하는데 계속해서 진해지던 그의 헤나.. 내가 한국으로 돌아올 때에도 겁나 진했다고 한다
 
2/9
다음 날엔 브리즈번에서! 골드코스트로~ 여행을 갔습니당
웃겼던 게, 난 이때부턴 호주에 완전 적응해서 화장도 안 하고 나시에 반바지 차림으로 캐주얼하게 있던 반면, 수비는 샤랄라한 예쁜 원피스를 입고 화장도 하고 선글라스도 써서 내가 호주 사람이고 수비가 관광객인 것처럼 보였어ㅋㅋㅋ
참고로 이때 수비가 너무 예뻐서 사진을 왕창 찍어줬어. 넌 나만애 마를. 수비도 사진 보고 감탄하시길래 뿌듯했음

(Nice photo)

우리 둘 다 버스에선 차멀미를 심하게 해서 골코까지는 기차와 트램을 타고 가기로 했어
수비가 자긴 기차에선 멀미를 안 한다길래 (우린 닮았으니까) 나도 멀미를 안 할 거라고 기대하고 기차에 탔는데, 정말로 속이 편안한거야! 너무 신기했어ㅎㅎㅎ 우린 어쩌면 운명의 쌍둥이일지도
가는 기차에서 햇빛을 받는 수비가 예쁘길래 아주그냥 모델 촬영을 해 드렸고, 남은 시간 동안엔 정원군과 셋이서 또비고를 하면서 갔어

호텔로 걸어가면서 수비가 여긴 근처가 바다라 다들 수영복 차림으로 다닌다고 알려줬는데, 마침 옆으로 브라탑만 입은 언니가 자전거를 타면서 지나가는거야.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는 한국이랑 확실히 다르구나~ 해서 신기했어
호텔에 도착해선 바로 수영복으로 탈환하고 호텔 내부에 있던 실내수영장과 실외수영장을 구경한 뒤에 Surfers' Paradise로 걸어갔어
 
해변에 도착하니 정말 자유로운 차림의 사람들이 가득하더라~ 체형, 나이에 상관없이 자기가 원하는 옷을 입고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어. 우리도 바로 슬리퍼를 벗어던지고 바다로 총총총 뛰어갔지!
우선 바다에 온 만큼 사진을 왕창 찍고 물에도 살짝 들어갔는데 그거 알지, 발가락 사이로 모래랑 바닷물이 들어오면 간질간질하고 기분 좋아지잖아ㅎㅎㅎ 그때 굉장히 자유로운 기분이 들고 상쾌하더라고
사진을 찍다가 살짝 쭈그려 앉아 엉디를 적시기도 하고(???:엉디 절임. 엉디 적실게?) 축축엉디가 된 김에 바다에 허리까지 들어가 보기도 하면서 놀았어. 이때 사진 보면 우리 둘 다 깔깔 웃고 있는데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

두찍나2

그런데 바다에서 노는 게 은근 힘이 많이 들잖아, 30분 정도 노니까 이제 다 놀았다 싶더라고ㅋㅋㅋ 허전해지기도 해서 뭘 좀 먹으려고 근처 시내를 어슬렁거렸어

우선 내사랑 요치를 한 번 더 먹고, 단 걸 먹었으면 짠 걸 먹어줘야 하잖아?(또르마무) 근처에 있던 버거킹.. 아니 헝그리 잭스에 가서 감튀+너겟을 사 먹었어
시간이 지나니까 햇살이 닿던 곳은 따뜻했는데 그늘은 너무 추워져서, 간식을 다 먹고 난 뒤엔 호텔의 수영장에 가서 놀기로 했어. 호텔 안의 샤워실에서 모래를 털어내고, 야외 수영장에서 정원군과 통화를 하며 놀다가 너무 추워져서 실내 수영장에 가서 놀았고(수영장 깊은 줄 모르고 들어갔다가 ㄹㅇ 겁내 허우적거려서 또 수비를 웃김ㅠ) 따신 물에서 참방거리다가 올라가서 씻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당

참방대던 우리

우리가 갔던 곳은 '안녕'이라는 골코의 한식/분식 가게였는데, 떡볶이랑 치킨 같은 한국 분식들을 파는 곳이었어
분위기가 엄청 로컬해서 한국인들만 올 것 같았는데 서양인들이 엄청 많았고, 아예 테이블을 길게 붙여서 회식을 하고 있는 현지인들도 있길래 너무 신기하더라. 한국인으로써 좀 뿌듯하기도 했달까 ㅎ.ㅎ
자리에 앉고 나선 나랑 수비는 로제 떡볶이랑 청포도 소주를 시켰어

근데 로제 떡볶이가 하낫또 안 매운거야? 수비랑 나랑 둘 다 처음엔 음 맛있다~마트다녀오셧시요?하면서 먹다가 점점 느끼해지니까 어느 순간 말을 안 하더라고ㅋㅋㅋㅋ 침묵을 유지하다가 나온 '우리... 고춧가루 달라고 할까?'라는 말로 인해 고춧가루를 왕창 받아와서 절반을 때려부었어. 고춧가루 넣으니까 맛있더라ㅎ 맛있게 먹었는데 떡볶이 양이 어마무시하길래 남은 건 포장해 왔었어
 
호텔에 돌아온 이후엔 저녁 먹고 사 왔던 도리토스와 팀탐(호주 국민 과자)을 거실에 까 두고.. 베란다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과일맥주를 마시면서 진대를 했어

아직까지도 수비가 했던 말들이 기억나. 난 수비를 처음 봤던 순간부터 정말 좋아했는데 수비도 나를 많이 좋아했었다니 너무 행복하더라. 내가 아끼는 친구도 나를 정말 아끼고 소중하게 여겨왔었다니, 그리고 그 이유가 나도 모르던 나의 장점 때문이었다니 너무 감동이었어. 나를 믿고 많은 걸 얘기해준 수비한테 너무 고맙구.. 아마 평생 못 잊을 듯

사랑스러븐 진대를 하고 나선 까 두었던 도리토스와 팀탐을 먹으면서 스릴러 영화 '런'을 봤어. 거기 나오는 캐릭터 중에 진짜 정신 나간 사람이 하나 있는데 보면서 막 욕하고 소리지르고 그랬거든ㅋㅋㅋㅋ 그전까진 진지했다가 영화 보면서 깔깔 웃게 되니까 두 배로 재미있더라ㅎ.ㅎ 결말까지 완벽한 영화라 더 만족스러웠으~!
영화 다 보구 나선 다음 날의 컨디션을 위해 바로 잤어😴
 
2/10
골드코스트에서의 두 번째 날이자 마지막 날의 아침이 밝았어
침대에서 눈을 뜨자마자 창 밖으로 서퍼스 파라다이스가 보이는데 정말 천국인 줄 알았잔아. 뷰가 너무 좋더라구
밍기적거리며 일어나선 전날에 싸 온 떡볶이랑 남겼던 과자들을 해치우고, Wet'n'Wild라는 골코의 워터파크로 향했어~!
우리 둘 다 호주 워터파크가 처음이었기에 기대되더라구..^.^
거기선 휴대폰을 물에 가지고 들어가는 게 금지됐었기에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던 게 아쉬워. 그래도 사진을 찍지 못하던 만큼 수비랑 물놀이에만 집중해서 놀 수 있어서 좋았어 ㅎㅎㅎ

처음엔 파도풀에서 놀았엉. 놀다가 물이 입에 들어갔는데 짜더라..??? 물의 출처가 살짝꿍 의심스러웠지만.. 그래도 물이 짜다고 말해서 수비를 웃겼으니 됐음.
파도풀 위에 전광판이랑 큐알코드가 떠 있었는데, 그걸 찍어서 내가 원하는 노래를 신청하는 거더라구. 우리 그거 찍으려고 호다닥 나가서 카메라 켰었는데 우리가 딱 키는 순간 화면이 전환됐었어ㅠ 타일라의 water를 틀면 정말 딱일 것 같았는데.. 어쩔 수 없지 뭐!

다시 물에 들어가서 노는데 갑자기 내가 수비를 공주님 안기 자세로 안아 보고 싶은거야(부력의 힘을 빌리고 싶었음) 그래서 냅다 안아봤거든?? 근데 그러니까ㅋㅋㅋㅋ 우리 뒤에 있던 젊은 남자가 우릴 보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더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보기 좋았나바 히히. 아무래도미인둘이깔깔하는데보기좋을수밖에(ㅈㅅ

그리고 뭐 워터파크가 으레 그렇듯이 파도풀 말고도 미니 온천이랑 유수풀 등이 있었는데, 유수풀에서도 재미있는 일이 있었어

뭔가 묘하게 지친 우리

파도풀에서 놀고, 피부가 너무 빨개졌길래 나와서 쉬다가 간식을 먹은 후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어
그러다가 유수풀에 도착했는데 거기가 제일 재미있어서 우린 계속 튜브를 타고 유수풀에서 떠다니고 있었어
거의 2~3시간 정도?? 수다도 떨고 근처에 있는 도마뱀과 숲닭을(왜 워터파크에 있지) 보면서 등을 햇빛에 굽고 있었는데.. 어떤 호주 잼민이가 우리 근처로 동동 떠내려오더니 수비한테 작업을 거는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 기껏해야 초딩 정도로 보이던 녀석이~! 느끼한 표정과 자세를 하고선 나의 수비에게 'How old r u?'를 시전하시던 그.(나이 알면 어쩔 건디?) 그리고 그 꼬마의 아빠가 그런 자신의 아들을 본 뒤 이를 깍. 깨물고 이름을 부른 후에 'STOP'이라고 말하더라고ㅋㅋㅋㅋㅋ 많이 부끄러우셨나봐. 난 그 초딩도 웃겼지만 얼굴 시뻘개져서 이 깍 깨물고 말하던 걔 아빠가 더 웃겼어ㅋㅋㅋㅋㅋㅋㅠ 미국 애니 보는 것 같았거든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 초딩은 새발의 피 수준에도 못 그쳤어. 걔보다 더 이상한 남자들이 있었거든..
남잼민으로부터 도망친 우리는 그 이후로도 계속 물 위를 둥둥 떠 다니고 있었어. 근데 수비가 나를 톡톡 치더니 웃으면서 '저 남자는 튜브가 2개다' 라고 말하는 거야, 보니까 선글라스를 낀 어떤 남자가 튜브 위에 누워가지곤 다리에도 튜브를 하나 더 끼우고 있더라고? 참신한 발상에 처음엔 와 권력있다 라고만 하고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진 않았었어ㅋㅋㅋㅋㅋ
근데 잠시 후에 수비가 '쟤네 합체했어~!!' 라고 소리를 지르며 폭소하는거야, 무슨 말인가 하고 돌아보니 아니 세상에 장성한 성인 남자 둘이서 튜브를 다리에 같이 끼워서 하나가 되고 있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선글라스남이 다리에 튜블 끼우고 있었다고 했잖아? 그 사람 친구로 보이는 뽀글머리 남자가 본인 튜브에 엎드린 상태로 자기 발끝을 선남의 다리 튜브에 끼워서 그의 튜브 운전사가 되고 있었어..ㅋㅋㅋㅋㅋㅋㅋㅜ

이러케

뭔가 추잡하고 웃겼음. 근데 여기서 또 끝이 아님
그 운전사남(우린 기사라고 불렀음)도 어깨 쪽에 튜브를 한 개 더 껴서(튜브의 축복이 끝이 없네) 그들의 튜브는 무한증식했어..
처음 보는 자태에 낄낄슨하던 우리.
선글라스남이 반삭+구릿빛 피부+대칭적인 얼굴과 수염을 가지고 있는데다 빤딱거리는 금목걸이를 하고 있어서 우린 그를 두바이 왕자라고 불렀었어. 줄여서 두왕이~ 아무튼 그 이후로 계속 두왕이와 기사를 따라다녔는데 워낙 눈에 띄는 모습이었어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이 다 걔네한테 길을 터 주는 바람에 우리랑은 계속 멀어지더라구. 튜브남들은 아마 1시간 동안 계속 그러고 있던 것 같아..

근데 나중에 보니까 역할 바꾸고 있길래 가까이 가서 수비가 너희 이제 역할 바꾸는 거냐고 물어봤어ㅋㅋㅋㅋ 그러니까 두왕이 왈:yes 그게 공평하니까. 근데 계속 보니까 두왕이는 왕자답게 누워있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드라. 튜브에 누워 있을 땐 팔베게까지 하고 행복하게 누워 있었는데 운전할 땐... 딱히 즐거워 보이진 않았었음 ㄹㅇ 그냥 그게 공평하니까 해 준 듯
근데 두왕이도 이상했지만 그 기사는 진짜 광기였던 게 걘 1시간동안 운전하면서 계속 웃고 있었어... 심지어 튜브 탔을 때보다 운전할 때가 더 행복해 보였음. 게다가 튜브도 진짜 이상하게 탔었는데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타더라. 눈에 겁나 띄고 거대해서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도 쳐다보면서 웃었어
근데 생각해 보니까 저렇게 튜브 탈 거면 운전하는 게 더 편하겠다 싶긴 하네^.^ 
가까이서 보니까 우리 또래 같아 보였기에 수비는 걔네 인스타를 못 딴 걸 아쉬워 하더라. 개웃긴 친구들을 만들 수 있던 건데.. 하지만 걱정 마 수비야 내가 더 웃긴 광대가 되어줄게 도로롱
 
그렇게 우린 광기 남자들을 구경하다가 슬라이드도 두 번 타구,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워터파크를 나왔어
둘 다 만족할 만큼 놀기도 했고, 내가 다음 날 오전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어서 슬슬 브리즈번으로 돌아가 필요한 것들을 사고 짐을 싸야 했거든ㅠ

아이돌들은 어깨에도 블러셔 칠하던데 뭣하러 그래요? 호주 햇빛에 한 번 구우면 되는데.

근데 나오기 전에 보니까 나도 많이 익었지만 수비 등이 진짜 빨갛게 익었었더라. 누가 보면 훈제한 줄 알았겠어; 햇빛이 더 안 닿도록 호다닥 움직여서 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갔어.
여기서도 재미있던 짧은 일화가 있는데, 너희 혹시 괜찮아 닝닝닝닝닝 노래 아니ㅋㅋㅋ 수비랑 기차를 타러 내려가던 도중 우리가 동시에 닝닝닝 하고 노래를 부른거야
동시에 같은 말을 한 것도 신기한데 그건 앞부분 '괜찮아'를 동시에 생각해야지 노래도 동시에 부를 수 있던 거잖아ㅋㅋㅋ 진짜 뉴런 공유하는 줄 알았어. 심지어 우리 그때 움직이느라 서로 대화도 안 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동시에 그 노랠 생각했는지ㅎ
 
그렇게 웃으면서 기차를 타고 브리즈번 시티로 돌아간 뒤엔 필요한 걸 사기로 했어. 내가 브루키의 누텔라 쿠키를 딱 한 번만 더 먹고 싶어했는데, 5시 반이었는데도 브루키가 문을 닫았길래(호주 가게들 문 겁나 일찍 닫음) 몰 안에 있던 Batch라는 쿠키 가게에 가서 다른 쿠키들을 샀어. 근데 쿠키 가게에서 만두도 팔길래, 허전하기도 했던 겸 수비가 만두를 사 줘서 맛있게 먹었엉. 쿠키를 산 후엔 집에 가져갈 것들을 사려고 호주 마트인 Coles에 갔는데, 수비가 우리 가족을 위해 다양한 먹거리들을 사 줬어ㅠ
수비야.. 적고 보니 넌 나에게 정말 많은 것들을 주었었구나.. 너는 날개없는 천사야 정말로 너무 고마워ㅜㅜ 심지어 마트에서 작고 귀여운 모찌 아이스크림이랑 마카롱, 아이스크림 콘도 사 주셨었음ㅜ

물건들을 다 산 후엔 처음 갔던 요치 가게에 가서 마지막 요치를 먹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어.


그렇게 집에 왔는데 마지막 날이라고 수비 어머니께서 전통 음식을 해 주셨더라구??

치즈난(개맛도리였음 미친놈)도 있었구 카레랑 카레 맛이 나는 콩고기 반찬도 있었는데 다 너무 향긋하구 맛있었다.. 직접 만드신 치즈난이 진짜 미친놈(positive)이었어. 싸 오고 싶었음. 저녁을 다 먹고 난 후엔 과일도 잔뜩 주셔서 정말 마지막까지 너무 감사했어. 과일도 내가 좋아하는 체리에 망고에 수박이었어..ㅜ 그리고 엄마랑 수비 어머니를 연결해드려서 두 분이 통화하시는 것도 본 행복한 밤이었어ㅎㅎ
씻으러 들어가니 투톤이 된 내 피부를 보고 깜짝 놀라긴 했지만ㅋㅋㅋㅋ 즐거운 나날이었당(남들 다 투톤염색할 때 투톤태닝하는 나)
 
2/11
자고 일어난 뒤 우리는 바로 공항으로 출발했어
수비가 운전해서 데려다 줬는데 너무 아쉽더라. 일주일이면 충분할 것 같았는데 마음이 너무 아쉬웠어. 공항에 도착하고 나선, 전날에 샀지만 배불러서 먹지 못했던 쿠키를 조금씩 먹고 짐을 챙겼어. 수비가 쿠키 챙겨준 것도 감동인게 가기 전에 맛은 보고 가라고 다 들고 와 줬던 거.. 수비 덕분에 하나씩 맛을 볼 수 있었어ㅜ

수비의 사랑

쿠키를 먹고 나선 수비와 수비 아버지께 인사를 드렸고, 캐리어를 돌돌 끌고 공항으로 들어갔어. 일찍 도착한 덕분에 여유 시간이 생겨서 수비랑 영통도 오랬동안 했어 ㅎㅎ 아쉬움에 눈물을 보이던 수비ㅠ

탑승장에 도착하고 난 뒤론 생에 처음으로, 그것도 호주에서 영어로 서브웨이 주문도 해 보고, 뱅기에서 먹을 간식도 사면서 시간을 보냈어. 그 후 10시간 비행이 너무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행복했어!

오면서 찍은 구름

 
도착한 이후에 엄마랑 겨년이한테 수비가 준 선물을 보여드리니 깜짝 놀라더라ㅎㅎㅎ

엄마는 너무 고맙고 미안해하시더라구. 뭘 이렇게 많이 챙겨줬냐고.. 나한테 수비 한국 오면 꼭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고 하시기도 했어(나:개나이스) 선물을 풀고 난 이후엔 수비가 우리 부모님께 쓴 편지도 드렸는데 흐뭇해하시던 엄마의 표정이 눈에 선해

 


 
1편보단 짧은 나날이었지만 내용은 훨씬 길지~?
쓰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사소하게 있던 일들까지 다 적고 싶더라구ㅎㅎㅎ 내가 수다쟁이인 탓도 있겠지만^!^
다 적고 나니 정말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수비랑 함께 지낸 게 벌써 한 달이나 되었다는 것도 안 믿기고, 호주에서 내가 느꼈던 그 행복감도 정말 꿈만 같아. 근데 그건 내가 있던 곳이 호주였어서가 아니라 수비 곁이었기 때문일거야. 사실 호주 자체는 기대했던 것관 다르게 그렇게 재미있는 장소는 아니었어 ㅋㅋㅋㅋ 수비랑 같이 있으니까 재밌고 새로웠던 거지 혼자 갔으면 뭐 청주랑 똑같네~!! 하고 말았을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
1편을 쓰면서 그랬듯이 나는 2편을 쓰면서도 행복했어. 2편에 재미있던 일들이 더 많았어서 더 즐거웠던 것도 같구.. 두왕이 썰은 진짜 실제로 봤어야 엄청 웃겼을텐데 글로만 보니까 현실에서 겪었던 재미의 반도 안 느껴지는 듯해서 아쉬워ㅠ 그래도 이렇게 글로나마 남겨둘 수 있어서 감사해야겠지? 그리고 다른 것보단 수비가 보면서 즐거웠으면 해 우리 둘이 같이 경험한 일들이니까
 
수비야 나를 위해 네 일주일을 준 것도, 부담이 됐을 텐데도 이것저것 다 사 주려고 한 것도, 나랑 다양한 경험을 해 주고 많은 얘기를 해 준 것도 다 너무 고마워. 네 덕에 브리즈번이 내가 가 봤던 곳들 중 가장 인상깊은 곳이 되었어
한국 오면 이것저것 다 같이 해 보자 ㅎㅎ 우리 집 놀러와서 같이 호떡도 만들구(너랑 내 겨울 최애 간식 호떡이잖아), 로제 엽떡도 시켜먹고, 내가 좋아하는 바랑 역할맥도 같이 가고, 성심당도 털어오구, 서원중도 다시 가 보자. 그리고 내 대학도 소개시켜줄게. 근처에 맛집 많아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다 사 줄게!!
내후년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 그때까지.. 나 멋있어질게? 네가 어느 대학으로 오든 나랑은 다 가까우니까 난 기대가 돼
그때까지 통화도 많이 하고 서로 일상도 공유하고 있자. 그동안 베스랑 졸이랑 잘 놀고 있구 일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잘 하고 있으렴. 벌써 많이 보고싶다~